Sunday, March 1, 2015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Is Spring coming even now in someone else's land stolen?)


"지금은 남의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하늘 푸른들이 맞붙은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담은 하늘아 ,들아 ,
맘에는 나혼자 온것 같지를 않구나 !
네가 끌었느냐, 누가 부르더냐, 답답워라, 말을 다오.

바람은 내귀에 속삭이며,
한자국도 섯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너머 아씨 같이 구름뒤에서 웃네.

고맙게 잘자란 보리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가쁘게나 가자,
마른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혼자 어깨춤만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치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기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들이라 보고 싶다.

손에 호미를 쥐어 다오.
살진 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신령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조차 빼앗기겠네.

Poem written by Lee Sang Hwa (1901 -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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