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나라를 구할 것인가?" - 崔南善의 韓國海洋史 序文
趙甲濟
한국은 덩치로는 거대한 해양국가이지만, 세월호 침몰은 해양 한국의 취약점점을 드러냈다. 해양인이 가장 싫어하는 거짓과 직무의 유기가 침몰의 원인이었다. 事後(사후) 수습과정에서 한국은 아직도 바다와 배를 모르는 육상의 창백한 지식인들이 권력을 잡고 뱃사람을 괴롭히는 조선조적 정치 惡習(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라임을 증명했다.
세월호 침몰이 아직 어린 해양세력의 슬픈 自畵像(자화상)이라면 어이없는 '해경해체'는 內陸(내륙)체질 국가 엘리트의 비틀어진 他畵像(타화상)이었다. 대한민국의 발전은, 한민족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제도를 채택, 바다를 잊은 조선조적 구질서를 타파, 바다로, 세계로 나아간 데 있었다. 1993년의 이른바 文民 정부 이후 한국은 그런 野性(야성)을 짓누르는 守舊反動的(수구반동적) 기운에 눌리는 양상을 보인다. 士農工商的(사농공상적) 가치관과 신분질서가 다른 모습으로 再現하였다.
이러한 때, 한국의 해양인들이 좋아하는 문장을 소개한다. 崔南善의 韓國海洋史 서문-'누가 이 나라를 구할 것인가'이다.
해군본부에서 1954년에 펴낸 「韓國海洋史」는 우리 민족이 바다와 어떤 관련 속에서 살아왔는가를 다룬 책이다. 해군, 해운, 수산, 조선, 무역 등 해양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선 많이 읽히고 인용되며 참고되는 名著(명저)이다. 이 책의 서문을 쓴 사람은 六堂 崔南善이다. 20자 원고지로 약 200장 되는 긴 글이다.이 序文만 읽고 이 책은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만큼 잘 써진 글이란 反證(반증)이겠다. 이 서문의 맨 마지막에서 崔南善은 한국인이 해양화의 길을 걸어가야 國運(국운)을 개척할 수 있다는 예언적인 충고를 한다.
바다를 안고 바다에 서고 바다와 더불어서 우리 국가민족의 무궁한 장래를 개척함이야말로 태평양에 둘려 사는 우리 今後(금후)의 영광스러운 임무이다. 一望無邊(일망무변)한 남방 大洋을 항하여 불쑥불쑥 내민 반도 南岸(남안)의 무수한 팔뚝이 낱낱이 國民意氣(국민의기)의 發揚(발양)과 국가경제의 배양상에 보람있게 활동함으로써 우리가 다시 한번 우리 역사를 변모시켜서 우리 민족의 총명과 용감함을 나타내어야 할 것이다. 누가 한국을 구원할 자이냐. 한국을 바다에 서는 나라로 일으키는 者가 그일 것이다. 어떻게 한국을 구원하겠느냐. 한국을 바다에 서는 나라로 고쳐 만들기 그것일 것이다.
이 정신을 고취하며 이 사업을 실천함이야말로 가장 근본적 또 영원성의 건국과업임을 우리는 확신하는 者이다. 경제의 寶庫(보고), 교통의 중심, 문화수입의 첩경, 물자교류의 大路(대로) 내지 국가발전의 원천, 국민훈련의 道場(도장)인 이 바다를 내어놓고 더 큰 기대를 어디다가 부칠 것이냐. 우리는 모름지기 바다를 외워두었기 때문에 잃어버렸던 모든 것을 바다를 붙잡음으로써만큼 찾아가지고 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 진실로 引導(인도)하기를 옳게 할 것 같으면 일찍 바다 위에서 有能有爲(유능유위)한 많은 증거를 보인 우리 국민은 금후에 있어서도 반드시 이 장단에 크게 춤을 추어서 다함께 救國의 大願(대원)을 이룰 것이다.>
바다처럼 거창한 스케일 감각을 지닌 崔南善의 이 글에서 그는 「한국을 바다에 서는 나라로 일으키는 者가 한국을 구원할 자이다」고 예언했다. 이 글이 써진 1954년은 戰亂(전란)의 폐허 속에서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이었다. 崔南善은 그 현실을 딛고 멀리 바라보면서 다가오는 貿易立國(무역입국) 시대, 海外개척時代, 개발연대, 朴正熙와 근대화 주체세력의 등장을 예언·확신하고 있다.
그는 또 「(바다를 가까이 하도록 자연으로부터 명령받은 한국인이 그 바다를 멀리함으로써, 즉 자연적 약속과 역사적 사명을 배신함으로써 가난과 文弱(문약)에 찌들었던 과오를 청산하고 우리가 외워두었던 그 바다의 기억을 되살려) 바다에 서는 나라로 고쳐 만들게 하는 일이야말로 영원한 건국사업」이라고 단정했다. 개방되고 국제화된 방향으로 나라를 改造(개조)해 가는 것, 그 일이 나라를 구원하는 길이란 崔南善의 이 先覺(선각)은 오늘도 유효하다.
넓고 넓은 바다의 장단에 맞추어 추는 한민족의 춤! 이 얼마나 壯大(장대)한 상상력인가.
<조갑제 닷컴/ 11월 15일>
From Hak Joo Choi Posting in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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